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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의보석들

귀신사에서

 

토요일도 없이 매일같이 일을 하니 정말 일욜엔 초죽음이다.

일 할 때는 즐겁고 시간가는 줄 모르나 나이가 있어서인지 역시나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몸은 이미 패턴화되어 있어

휴일에도 새벽에 눈을 뜬다.

 

토요일만 기다려 집에 달려오는 아이를 생각하면

일요일 늦잠자는 것을 하염없이 허용하고 싶지만

애미맘은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허비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어제는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자도록 허용하고 나도

침대에서 뒹굴거렸다.

 

지난 부처님 오신 날 절에서 자원봉사를 좀 했는데 그 곳 스님께서

자원봉사자들을 초청하여 점심을 주신다는 연락이 왔으나 선약 있다는 핑게로

아이와 게으름을 피웠다.

 

오후에는 교동에서 진행되는 '아시아태평양 유무형문화제'에 참석하려 했으나

포기했었는데 이대로 집안에만 있으면 일주일 내내 힘들것 같아 자연으로부터 충전을 받기로 결심하고 홈웨어를 입은 채

몸을 질질끌고 오후 4시에야 그냥 고즈넉히 산사에나 다녀오자 드라이브를 나섰다.

 

호수가 보고 싶다는 아이말에

금산사를 향해 가다 귀신사에 들러 절 이곳 저곳 둘러보고 금평저수지를 다녀왔다.

2년만에 들린 금평저수지는 김제시에서 예산을 들여

저수지 주변 산책로를 잘 가꿔 놓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뽕나무도 보여주고 오디도 구입했다.

뽕밭에서 일하시는 주인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재미나는 얘기도 나누고

후한 인심을 얻어 가격보다 훨씬 많은 양의 오디를 구입했다.

 

귀신사를 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몇번이나 망설이다 등짐이 무거운 어르신을 태우고 전주까지 들어왔다.

어르신은 하도 세상이 무서워 타기 꺼림직했지만 아이가 '엄마'하는 소리에 안심하고 타셨다 한다.^^

 

내 아이 자주하는 말이지만

전주에 이런 멋진 곳이 많다는 것을 늘 새롭게 깨닫는다 한다.

 

아름다움과 행복과 여유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백마디 나의 잔소리와 그 누구의 말보다

이런 소소한 움직임과 산책, 여유, 여행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을 통해 

주변의 아름다움과 행복에 눈을 떠가는 아이가

나보다 더 넉넉한 삶을 살겠다는 믿음을 키워본다.

 

오랫만에 채식뷔페를 먹으며 혼자 힘들게 공부하고 있을 언니에게 염장통화를 하는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와 함께 못할 시간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거 원.....애미가 해야 할 소리를 자식이 하고 있는 건 아닌지....ㅠㅠ

 

역쉬~ 넌 마마걸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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